아리따운

 

간밤에 눈이 무척이나 많이 왔어요

평소 같았다면

웬 눈이냐. 내일 출근 어떻게 하냐

불만이 가득이었을 텐데

SNS 피드를 차근차근 보는데

사람들이 펑펑 오는 눈을 즐기고 있더라고요

끝에는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해야지'

라는 문장이 가장 많이 붙어있었어요

삭막해진 일상에 내려진 눈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보드랍게 만드는구나

씁쓸하기도 하고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한창 버킷리스트를 쓰는 게 유행이었잖아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목록 쓰기

2020년을 견디며 들었던 생각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차근차근하는 게 무슨 의미야.

하고 싶은 일은 지금 해야 돼. 나중엔 못 할 수도 있어'예요

그래서 상황이 조금 나아지면

나중에 해야지 하며 미뤄놨던 일들

어느 정도 기준에 미치면 그때 해야지 라고 생각했던 일들

그냥 다 해보려고요

그러기에도 어쩌면 조금 모자란 인생이 아닐까요

하고 싶은 거 다 해요

그럽시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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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vales bene, valeo.

그대가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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